김석원 “비트코인 생명은 사용자 수…사용자 불편이 최대 문제” | 코인긱스

김석원 “비트코인 생명은 사용자 수…사용자 불편이 최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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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화폐-자산 기능 모두 가능…매매 부추기는 거래소는 규제해야
양자컴퓨터 리스크? 블록체인은 뒷줄에 선 아이일 뿐
중국의 조작? 비트코인 신뢰 붕괴 자초할 리 없어
블록체인 구현 단계서 해킹 가능성…소스 오픈이 가장 안전

 

“비트코인은 참여자가 늘면 신뢰도가 상승하도록 설계돼있습니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자리한 인공지능연구원(AIRI)에서 지난달 만난 김석원(사진) AIRI 책임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생명은 사용자 수”라며 “비트코인의 신뢰는 회사나 조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자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다만 지갑을 잃어버리거나 암호를 잊어버리면 복구할 방법이 없어 사용자 편의기능이 부족한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석원 AIRI 책임연구원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산과에서 AI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AIRI에 앞서 몸담았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경기 전에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분석한 보고서를 국내 최초로 내면서 ‘AI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AI 전문가인 그가 블록체인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4년. “새로 나온 거품이구나” 했던 비트코인의 원리를 이해하자 그는 “머리 속에 불이 켜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후 비트코인 추종자를 자처하며 지난해 ‘블록체인 펼쳐보기’라는 책을 출판했고, 지난달에는 삼성언론재단 초청을 받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의 원리와 응용’을 강연했다. 그는 올해 초 대한민국을 달궜던 ‘블록체인 투기 광풍’에 대해 “새로운 기술에 직접 투자할 기회가 왔으니 투기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다른 기술들도 비슷한 시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있을까? 가능하다는 게 그의 답변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중거래(같은 돈으로 두 번 하는 거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실제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거래내역과 블록 채굴이 모두 공개돼있고 불특정 다수에 의해 감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전자 현금(electronic cash)’라고 표현했지 ‘통화(currency)’라고 쓴 적은 없다”는 사실도 확인하며 “거래를 중개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면 될 뿐 법정화폐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자산이라는 주장에 대해 김 책임연구원은 “안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에 그린 그림이 1원이라도 자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세계 1만 개 노드가 채굴하는 비트코인은 내 컴퓨터에 저장된 그림보다 훨씬 안전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이 AI인 만큼 AI와 블록체인의 연계를 시도해본 적도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채굴자가 가져가는 비트코인 거래수수료가 중구난방이라 여기에 AI를 접목시켜 적정수수료를 계산하는 연구를 제안했다”며 “시장이 커지면 수수료의 가치에 주목하고 채굴경쟁도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연구를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를 만나면 AI와 블록체인을 접목시킨 연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책임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자연발생적’인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때 서울 이태원에 있었던 암호화폐(가상화폐) 환전소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는 “창문에 비트코인 로고를 붙여놨던데 외국인들이 비트코인을 주고 원화를 받던 역할을 했던 것으로 짐작한다”며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전 형태쯤 되지 않을까” 했다. 그는 “선진국이 비트코인을 규제한다고 해도 개발도상국에는 여전히 효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난 부분에 대해선 규제가 필요하다. 그는 “현재 거래소는 환전의 기능을 넘어 마치 증권사처럼 사고파는 것을 부추기는 구조라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며 “다만 (정부가)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의 가장 큰 위협요인을 묻자 김 박사는 “사용자 부주의”를 가장 먼저 지목했다. 비밀번호를 잃어버리면 복구할 방법이 없다. 그 역시 “처음 비트코인을 살 때 주저했던 이유가 컴퓨터를 바꿀 때가 돼서 그랬다”고 떠올렸다.

두 번째 위협요인은 양자컴퓨터. 그러나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블록체인 뿐 아니라 시중은행의 보안도 다 깨진다. 비트코인은 뒷줄에 선 아이”라며 “은행이 대응하는 추이를 보면서 업데이트 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의 40%를 차지하는데 그렇다고 중국정부가 손을 댈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조작과 가치하락에 따른 피해는 조작한 이(중국)에 고스란히 집중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신뢰가 생명”이라며 “한번 신뢰가 깨지면 체계 자체가 무너지고, 비트코인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중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개인의 이기심’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일치하게 설계된 결과다.

해킹 가능성에 대해선 “비트코인 자체는 해킹 될 수 없지만 구현 단계에선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적으로 맞아도 컴퓨터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틈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소스를 공개해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 오류를 바로 바로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튼튼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지난 2016년 알파고 쇼크에 이어 지난해 비트코인 광풍까지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사회적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인류는 스타트업에 불과하다”며 “우리 전 세대도 위기가 많았고 어느 정도 극복을 해온 것처럼 우리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블록체인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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